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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살아온 삶을 회고하며 ▲김용복/ 평론가,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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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살아온 삶을 회고하며

 

김용복/ 평론가, 극작가

 

저는 80을 넘게 살아오면서 후회없이 산 삶에 대하여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갈마아파트 주변에 있는 한마음 동산이나,우마장 벤치에 꾸부리고 앉아 햇볕을 쪼이며 오수(午睡)를 즐길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어떤 아주머니는 장바구니에서 빵 한 개를 무릎에 놓아주며어르신 이것 잡수시고 주무세요하는 분도 있고, 어떤 어린이는 엄마 손에 이끌려 와서는 과자도 놓아주곤 합니다. 따뜻한 인정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늙은 내가 얼마나 처량하게 보였으면 따뜻한 손길을 제게 주었을까요.


누가복음 16장에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가 나옵니다. 이 비유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19-26절에서는 부자와 나사로의 운명이 완전히 역전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 27-31절에서는 부자가 지상에 있는 자기의 다섯 형제들을 위하여 아브라함에게 부탁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이야기가 하나로 종합되어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 부자와 거지 나사로가 어떤 삶을 살았고, 죽은 후에 어떻게 운명이 뒤바뀌었는지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인께서 보내준 말에 의하면, 어떤 사람의 생활 수준은 대개 그가 누리는 의식주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알부자 중에서도 검소한 사람들이 많지만, 대개 부유한 사람은 값비싼 옷을 입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좋은 집에서 삽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부자인지 아닌지 알려면 그 사람이 입는 옷, 먹는 음식, 사는 집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19절에 나오는 부자는 자색옷과 고운 베옷을 입었습니다. 자색옷은 대제사장들이 입은 옷이기도 했는데 그 당시 귀족과 왕족들이 주로 입었던 최고급 옷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수입해온 최고의 옷감으로 만든 명품 의상을 입었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개도 업신여기는, 거지 나사로의 삶을 볼까요? 부자가 이와 같이 날마다 최고로 호화스러운 향락을 누리고 있었을 때 부잣집 앞에는 나사로라는 거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몸도 헐고 옷도 남루했습니다. 부자가 그 당시 최고급 옷이었던 자색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있었을 때 그는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해 개들이 그의 헌데를 핥을 정도였습니다.

나사로의 불쌍하고 더러운 몰골은 심지어 개들까지도 와서 그의 헌데를 핥았다는 표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나사로는 이처럼 개들조차도 업신여기는 가난뱅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죽은 뒤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지상에서 이와같이 정반대 인생을 살았던 두 사람이 다 죽었습니다.
죽음 앞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합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부자나 가난한 사람, 권세 있는 사람이나 권세 없는 사람이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때가 되니 부자도 죽었고 거지 나사로도 죽었습니다. 그래서 나사로의 경우에는 죽자마자 천사들에게 이끌려 곧바로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습니다. 장례식도 번번이 치르지 못하고 단박에 천국으로 들려 올라 간 것이지요.

이제 두 사람 다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 사람이 되었는데 그 운명이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거지 나사로는 천국에 들려 올라가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고, 반면에 부자는 음부(Hades), 즉 지옥불에 들어가 엄청난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고 성경에는 말하고 있습니다. .


누가복음 1624절에 보면 부자가 아브라함에게 소리를 질러 부탁합니다. "아브라함 조상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서,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내 혀를 시원하게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나는 이 불 속에서 몹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옥에 있는 부자가 천국에 있는 나사로를 자기에게 보내서 자기의 목 좀 축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것이지요. , 이런 부자의 부탁에 대해서 아브라함이 뭐라고 응답합니까?

25-26절을 보세요. "아브라함이 가로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네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저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통을 받느니라. 이뿐 아니라 너희와 우리 사이에 큰 구렁이 끼어 있어 여기서 너희에게 건너가고자 하되 할 수 없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올 수도 없게 하였느니라."


여러분, 부자가 왜 지옥불에 들어갔습니까? 단순히 부자였기 때문입니까? 그가 부자였기 때문에 지옥에 갔다는 말은 없습니다.
또한 본문 말씀 그 어느 곳을 살펴봐도 부자가 거지 나사로를 학대했다는 말도 없습니다.
업신여기고 구박했다는 말이나 자기집 대문에서 쫓아냈다는 말도 전혀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부자의 결점이 있다면 자기와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최고의 옷을 입고 최고의 음식을 먹으며 최고의 집에서 날마다 최고의 잔치를 누리며 사는 동안, 자기 집 대문밖에는 제대로 입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들판에 아무렇게나 뒹굴며 사는 최고의 거지 나사로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부자가 나사로를 처음 본 것은 죽은 다음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똑같은 세상에서 살았지만 부자는 나사로와 같이 불쌍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가 말하려는 핵심 주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부자의 잘못은 그가 적극적으로 거지 나사로를 업신여기고 학대한데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부자는 나사로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는지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부자가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거지 나사로를 학대했다면 그것은 큰 죄입니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소극적으로, 수동적으로 거지 나사로의 존재에 귀와 눈을 감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그 못지 않은 큰 죄입니다!

여러분,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는 바로 이와 같이 무의식적인 죄,소극적인 죄, 수동적인 죄,즉 무관심하고 간과하는 죄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내 이웃들이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 맙시다.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인 것입니다.

 

오늘도 나는 한마음 동산 양지쪽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빵 한 개를 놓아주고 가는 정감 어린 아주머니와 엄마 손에 이끌려 와서 과자봉지를 놓아주고 가는 어린아이를 기다릴 것입니다.


아주머니나 어린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따뜻한 정을 기다리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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