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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시설,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인가?     ▲계석일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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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시설,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인가?

 

계석일 본부장

 

봉사자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침실 유리창 너머로 달님이 잠을 깨운다. 한밤중에 나를 깨우는 손님이 누굴까 해서 벌떡 일어나 보니 달님이었다. 잠시 후 창밖에 있는 달님이 말을 걸어왔다. "잘 계시나요? 많이 보고 싶어요. 언제 오시 나요" 말을 걸어오는 손님은 바로 4년 전 제가 섬겼던 S 정신요양 시설 원생 들이었다. 그들의 웃는 모습이 한동안 선명하게 보였다. 잠이 오지 않아 다시 거실 바닥에 누웠다. 달님은 거실에서도 나에게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다. 그 당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식판에 음식을 배식 받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뇌 전증(간질) 원생이 쓰러지자 대기하고 있던 간호사가 원생의 얼굴을 두드리며 정신 차리라는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와 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무엇인가 말을 건네던 원생들의 모습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봉사자들이 너무 그리워 달님을 통해 무엇인가를 전한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원생들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오죽했으면 달님을 통해 저에게 말을 걸어왔겠는가! 애절한 마음에 달님이 되어버린 보름달, 기다리다 지쳤는지 수줍은 듯 구름 사이로 살짝 숨는다. 원생들이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달님은 멀어져 가는데 달빛 사이로 원생들이 저를 배꼼이 쳐다본다. 봉사자들이 언제 오느냐며 빨리 만나게 해달다고 달님을 조른다. 달님은 답답한지 아무 말 없이 구름 사이로 얼른 숨는다.

 

위 글은 코로나 이전 6년간 월 1회 이상 장애시설을 방문해 예배로 식당 봉사와 노래봉사로 또는 정신장애자 목욕까지 돌보며 함께 지냈던 봉사자ㄱ씨가 한밤중 달에 비친 원생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쓴 글이다.

 

국내 정신요양 시설은 59개가 있다. 그중에서 제가 섬겼던 유성에 있는 S 시설에는 직원 35명과 110명의 정신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37개월 동안 외부인 출입이 전면 금지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정신장애인들의 일상은 동물보다 조금 낮다고 하지만 그들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아침밥 먹고, 약 먹고, 쉬고, 점심 먹고, 간식 먹고 쉬고, 저녁 먹고, 쉬고 잠다는 것이 전부다.

 

그들은 모두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정신장애를 갖고 있지만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사실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면 봉사자들이 전부다.

 

대전 유성에 사는 김경만 cfc

 

(기도하는 아버지들) 봉사자는 원생들과 함께 찬양, 율동을 하던 시절이 그립다며 정부는 코로나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바뀐 현실을 감안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불렀던 갈보리 산 찬양곡이 가슴에 맴 돈 다며 가족들로부터 외면받은 그들은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행성 같은 존재라며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대상이라고 했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영적인 것 인간의 존엄성이다. 그들은 코로나로 최소한 종교의 자유도 누리지 못하며 살고 있다. 짐승처럼 먹고 자는 그런 삶이 아니라 최소한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도 부모의 귀한 자식으로 태어나 사랑을 받으며 살아오다 질병을 얻어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정부기관에서는 문제가 터져야 관심을 가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정신요양 시설에 적극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정신장애인들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장애시설에 대한 코로나 방역단계를 해제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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