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가지고 온 아이
▲김용복/ 극작가
저에게는 다정 다감한 이웃들이 참 많습니다. 모두가 높은 관직에 있었거나 많은 사회 활동을 하신 분들도 있고, 지금도 거리 모퉁이에서 붕어빵을 굽거나 폐휴지를 줍는 분들, 또는 요양보호사로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며,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이야기들을 매일 보내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하여 제 이웃들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오늘 보내온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아직 날씨가 쌀쌀한 봄날, 아동복 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여자아이와 함께 들어오셨습니다.
"우리 딸이예요, 예쁜 티셔츠 하나 주세요."
나는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라." 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아무거나 괜찮아요.엄마가 골라주시면 다 좋아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옷을 고르면서 하는 두 모녀의 대화에서 모녀의 사랑이 흘러 넘쳤습니다. 두 모녀는 만원짜리 티셔츠를 사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아이가 그 옷을 들고와서 "저, 죄송한데요. 이거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왜 엄마가 사주신 건데 무르려고? 엄마한테 혼나면 어쩌려구?"
나는 약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말했습니다.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했습니다.
"사실은 엄마가 시장 좌판에서 야채장사를 하셔요. 하루 종일 벌어도 하루에 만원을 못버실 때도 있어요. 엄마한테 미안해서 이 옷을못 입겠어요."
순간 내 코 끝이 찡해 왔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 큰 사랑을 가지고 온 아이가 너무나 예뻤습니다.
"그래, 예쁜 생각을 하는구나. 이 돈은 다시 엄마에게 갖다 드리고 이 옷은 아줌마가 네 그 고운 마음씨가 예뻐서 네게 선물로 주는거야..."
하면서 작은 청바지와 함께 예쁘게 싸서 아이에게 들려주면서 말했습니다.
"그래, 마음씨가 이렇게 예쁘니 공부도 잘하겠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되었으면 좋겠다."
그 날은, 봄을 가지고 온 예쁜 마음의 아이 때문인지 종일 손님도 많이 오셨고, 내 기분도 상쾌한 봄 날씨 그대로였습니다.
다음 날 아주머니가 큰 봉지에 몇 가지 봄나물을 가득 담아 가지고 오셔서
"얘가 무얼 사주면 늘 그래요..."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딸을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아주머니가 참 부럽네요! "
"예, 고생하는 보람이 있지요. 이 가게도 복 받으시라고 기도할게요."
세상이 온통 혼탁하고 자기 생각만 하며 사는듯한 현실에서 이런 아름다운 사연을 대하니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지금이라도 우리가 순수한 마음을 되찾아 나누고 섬기며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사는 살 맛나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이 마음도 예쁘지만 이를 격려하는 옷 가게주인의 마음도 갖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함께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자녀 가운데 이런 자녀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러나 요즘 효도는 부모님보다 먼저 떠나지 않는 것도 큰 효도요, 부모님께 걱정 안 끼쳐드리고 사는 것도 효도인 것입니다. 안부전화 안하면 어떻습니까? 자기들끼리 잘 살면 되는 것이지.
지하철 열차내에서 바닥에 침 뱉았다고 나무라는 어른을 20대 처녀가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마구때려 머리를 터지게 하는 세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대하지 말고 삽시다.
저는 햇볕 좋은날 갈마아파트 105동 뒤편에 있는 '한마음 놀이터'에서 낮잠을 잘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한참 앉아 있다보면 졸음이 오기 때문이지요. 꾸벅꾸벅 졸다보면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가 "어르신 빵 잡숫고 주무셔요" 하며 빵을 손에 쥐어주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엄마손을 붙들고 와 과자봉지를 주고가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물론 어린이에게는 손에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주며 제 명함도 엄마에게 전달합니다. 이 아이 키우며 힘든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좋은 이웃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이웃들을 만나려고 우마장에도 가고, 307동 옆 한마음 동산에도 가는 것입니다. 내일 또 다른 이야기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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