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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이라는 이름으로 묻지마 관광을   ▲장주영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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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이라는 이름으로 묻지마 관광을

 

장주영 / 수필가

 

'대학동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그렇게 모였다. 시대를 관통해 모였던 것이다.

대학 교정은 알고 있다. 그땐 우린 모두 대학생이었고,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공부를 하고, 벚꽃이 필 때부터 첫눈이 내릴 때까지 같은 캠퍼스를 누비며, 비슷한 고뇌, 방황, 사랑과 열정으로 치열하게 살면서 같은 길에 있었음을.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차들처럼 우린 한 번도 부딪친 적 없고, 서로 몰랐지만 우린 같이 있었다. 각자 다른 시간 존재했던 그곳의 추억을 소환하라. 시대를 관통해 상봉한 이유는 분명하다. 대학동문(同門)이라는 이름으로!

 

1021. 충북 괴산군 산막이 옛길과 갈론계곡에서, 청주대학교(淸州大學校, Cheongju University) 법대 동문회(회장 연화준)의 가을 소풍이 있었다. 필자는 청주대 출신은 아니지만, 총동문회(회장 이선우) 주측 세력과의 인연으로, 원래는 '청대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단양 야유회에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법대 동문회'도 괴산으로 소풍이 잡혔고, 마침 함께 가기로 한 남동생이 청주대 법대 출신이니 괴산으로 가자는 제안에 따르게 됐다. 그리하여, 필자가 생면부지 법대 동문과 묻지마관광을 떠나게 된 것이다.

 


필자는 사범대학 1학년 때 교양으로 신청한 법학개론을 C- 학점을 받은 후로는,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에 법대생 하고는 미팅도 안 했다.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착하게 살아도 법을 어길 때도 있고, 이해관계에 얽힐 때는 법과의 논쟁도 벌이며 사는 것도 경험했다. 심지어 대통령도 법대 출신인지라 법에 대한 경외심이 날로 올라가던 터, 법대 동문들과의 단풍 여행이라니, ! 설렌다. 오늘은 나도 법대생이 되련다.


사직체육관 앞에서 8시에 탑승한 관광버스, ‘내 옆자리는 누굴까?’ 기대도 해보고, 버스 바닥을 비비며 음주가무 트위스트를 상상했으나, 역시, ‘법대답게 고상하고 품격 있는 서로에 대한 격려와 배려,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가는 길은 비가 내렸다. 원래 계획이었던 산막이옛길 트레킹을 취소하고, 야유회 장소 <바람에 언덕>으로 바로 향했다. 헌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날이 활짝 갰다. 변상학 소풍 추진단장은 바로 '플랜B'를 가동해, 속리산 갈론계곡 트레킹을 추진했다. 알록달록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고, 싱그럽고 맑은 공기, 소풍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인생살이도 변덕스런 날씨처럼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필자가 법대 동문들과의 소풍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트레킹을 마치고 오니, 긴 평상 위에는 토종닭과 돼지 수육, 꼬돌꼬돌한 무김치 그리고 '어른들의 음료'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동문들은 '청주대 법대 동문회'가 새겨진 스포츠 타월을 일제히 목에 두르고, 그 시절 화염병 던지던 기운으로, 서로를 위해 술을 투척했다. 단풍으로 물든 잎새처럼 뜨겁게 퍼지는 술기운에, 우리 몸도 알록달록 붉게 물들었다.

 

필자는 "남동생의 나와바리’(생활권)니까 가오’(체면) 떨어지지 않게 협조자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며 열심히 행사 사진을 찍는데, 잘생긴 오빠들이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나 다정한 눈길로 종이컵을 건네며 '어른들 음료'와 사골국처럼 뽀얀'자양강장제(?)'를 영혼까지 담아 따라주고 가는 것이다. 끼를 발산하며 놀고픈 사탄의 유혹이여... ‘이곳에서는 절대 푼수 떨지 말고 참아야 하느니라~’라며 영혼과의 싸움을 했다. 준엄한 법대출신 동문들과 동생 앞이지 않는가?

 


이날 모인 동문들은 1965년 입학한 오현진부터 올해 학생회장인 고진영 재학생까지 무려 50년이 넘는 나이 차이의 선후배가 달려와 주었다.

7865학번 오현진 교수는 법대는 의리와 순리의 상징이다. 법이라는 한자 은 물 수() 변에 갈 거() 자가 합쳐진 것이다. 법치국가를 이루는 토대며, 물 흐르듯 순리대로 가는 것이 우리 정신인 것처럼 동문회도 물처럼 자연스럽게 화합하고, 모이고, 커져서 동문 모두가 건강하고 보람 있기를 바라며, 훌륭한 명맥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면서 후배들을 향해 격려했다. 오 교수님은 청주대 '지적학과'에서 토지 관련 공·사법을 가르친 대선배로서, 1994년부터 청대 학생처장, 사회과학대 학장을 역임하신 분이다.

 

77학번 연화준 법대동문회장(극동대경찰행정학과 교수) 지역사회 대표 법대인 우리 동문이 사회 곳곳에서 열정과 패기로 살고 있다.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라는 축사에 이어, 81학번 최병록 송정농원 대표는 캐나다와 중국으로 이어지는 연이은 출장이 있어 피곤했지만 야유회로 마음의 피곤함은 없다.”라고 했고, 이병복 청주시의원은법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했다. 장현식 변호사는 아내와 처형을 가을 산행의 동행자로 함께 해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그외에도 83학번 권오명 동문, 초록색 잠바를 멋지게 입은 84학번 변상학(사무총장)동문, 이재기, 강연성, 곽광신, 안덕오, 채희주, 홍훈표 등과, 84학번은 주기적으로 만나왔고 동문회의 주축을 이뤘다. 85학번 황종학, 이득표 법무사, 김병진, 86학번 오원근, 임석곤, 김상수, 김철수, 87학번 이인수, 도희성, 88학번 안상현(사무국장), 전은숙, 91학번 김성국은 영월 여행보다 발전되고 좋다. 동문 발전을 위해 밴드를 처음 만들어 sns 소통 공간을 만들었다.” 며 동문회가 더 발전하기를 기원했다. 94학번 정재웅, 97학번 신진식, 캠퍼스 커플인 98학번 변재욱 중령과 99학번 이효실(여성국장)이 참석했으며, 99학번 장원희, 김동현, 변재욱, 김지환, 02학번 이재훈(사무차장), 그리고 원래 86학번이지만 법학에 관심이 많아 제2의 학문으로 입학해 공부하고 있는 05학번 홍성찬까지 많은 동문들이 함께했던 것이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미수(米壽)의 나이임에도 고움을 간직하고 계신 오선주 교수님이 아드님 탁진우씨와 등장하여 자리를 빛내준 것이다. 거의 모든 제자들이 오 교수님께 법 학문을 배웠고, 존경해마지 않았다. 하여 모두가 기립하여 백 살까지 상수(上壽)를 기원하며 예를 갖췄고, 큰절을 올리기도 하였다.

 

오선주 교수님은 청대 법대 학장님으로 평생을 법 발전을 위해 활약하며 살아온 법학자이자, 섬세한 시선을 평론과 수필로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지혜와 경륜을 담은 책 강산에 지는 노을을 출간했는데, 이날 제자들에게 모두 나눠준 것이다.

 

한강 이남 지방 최초의 4년제 대학인 청주대학교(淸州大學校, Cheongju University)는 학교법인 청석학원 소속 사립대로, 일제 강점기인 1924년 김원근, 영근 형제가 설립한 대성보통학교(학교법인 대성학원)에 기원이 있다. 1947'청주상과대학'이란 학교명으로 개교했다. 법학과는 청주대학교 개교 3년 뒤인 1950년에 개설되었다. 그래서 법과대학 동문회는 청주대학교 총동문회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으며 73년 동안 졸업생만도 만 명 이상을 배출한 것이다.


청주대학교 법대 동문회,

법은 양심을 지키는 최하의 도덕이라고 말한 독일의 법학자 예링의 말대로 동문들은 사회에서 질서를 지키는 구성원이면서 인간관계는 그 이상으로 따뜻함과 배려가 넘치고 있었다.

 

 

히말라야 소금, 구포국수, 기념수건, 스포츠 타올, 떡과 간식 외에도 동문 주축인 84학번들은 햅쌀 50포 협찬, 85학번 황종학 동문은 막걸리 60, 84학번 김용순, 이용석 캔맥주 후원, 86학번 임석곤은 박카스를 제공해 훈훈했다. 동문 소통, 관리, 음식부터 풍선게임과 제기차기까지 A부터 Z까지 애쓰신 변상학 사무총장, 안상현 사무국장과 이효실 여성국장 이하 운영진들의 노고를 밝힌다.

 

괴산의 맑고 수려한 자연, 에너지와 사랑을 듬뿍 받고, 돌아온 여행. 필자의 외로움을 덜어주고자 다정하게 대해주신 ‘1 일 남편최병록 송정농원 대표님과 모든 동문들께 감사드린다. 누군가의 노고로 포만감 넘치는 감격의 순간, 이들과 또 만날 수 있을까? 모두가 붉게 물든 청주대 총동문 단풍 여행, “우리(We; )는 법(Law; )학과라서 뭐든 된다.”는 격려와 감사 인사를 올렸다. ‘위로[We Law] 된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위로 되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예링의 또 다른 명언처럼, 혹시 그대 중에 청주대학교 법대 동문 자격이 잠자고 있지는 않은가? 어서 깨어나 달려와 보길 바란다. 다음 일정은 ‘1124청주대학교 법과대학 총동문회 송년의 밤이 있다고 한다. 따뜻함과 추억을 소환하는 동문들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플랜B'로 멋지게 달라질 인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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